본문 시작
단비뉴스 편집실
또 하나의 알아야 할 침묵
- 이명주
- 조회 : 734
- 등록일 : 2016-05-22
또 하나의 알아야 할 침묵 | ||||
[씨네토크] 영화 ‘깨어난 침묵’ | ||||
| ||||
우리나라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자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파업과 ‘투쟁’한다는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견뎌야 하고, 노조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협약 내용도 따르지 않는 회사들도 걸림돌이 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조조직률은 10%를 겨우 넘는다.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는 무시되고 그들의 목소리는 세상에 전파되지 않는다. 여기, 또 하나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부산에 위치한 막걸리 제조회사 생탁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깨어난 침묵>이다. 지역 유지들로 이뤄진 41명의 사장단, 130명의 노동자 영화는 부산 지역 합동양조에서 2014년 10월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루고 있다. 영화 속에서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이야기한다. 새벽같이 출근해야 해서 매일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데 회사는 버스비만 돈을 지급하고, 연차수당은커녕 휴일마저도 챙겨주지 않았다. 더운 여름에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쌀을 찌는 솥에 들어가 일해야 했지만 누구도 힘든 환경을 개선하려는 투자는 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는 노동자들이 일할 당시 공장 내부를 찍은 영상이 등장하는데, 벽과 바닥 군데군데 때가 끼어있고, 양조시설에 쌓인 먼지들이 클로즈업된다. 막걸리를 만드는 과정의 위생상태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한 노동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