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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찰스 왕세자의 확진과 위험사회 대응
- 권영지
- 조회 : 2565
- 등록일 : 2020-03-28
오늘은 오수진 기자의 칼럼 <찰스 왕세자의 확진과 위험사회 대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세요!
찰스 왕세자의 확진과 위험사회 대응 | ||||||
[단비발언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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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직후 펴낸 책 <위험사회>를 통해 ‘빈곤은 위계적이고 스모그는 민주적’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빈부격차는 계층별 삶의 모습을 매우 다르게 만들지만 기술발전과 산업화에 따른 위험, 예컨대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원전사고 등의 재난은 계층에 상관없이 닥친다는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구로 퍼지면서 영국 왕위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와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리타 윌슨 부부 등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그가 말한 ‘재난의 민주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벡은 그러나 이런 사회적 재난에 대응하는 부담은 각 개인에게 전가된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재난 대응의 개인화’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서 우리 사회에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해도 꼬박꼬박 봉급이 나오는 정규직 노동자나 원격근무가 가능한 전문직 등은 현 상황에서 크게 곤란하지 않다. 반면 상점, 식당, 택시, 택배노동의 현장 등에서 대면 접촉을 해야 먹고살 수 있는 사람들에겐 위험을 벗어날 다른 선택지가 없다. 매장 고객이 줄고 거래처 주문이 끊겨 당장 임대료를 걱정해야 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신용불량자’가 될지도 모르는 위기 앞에 입이 바짝 마른다.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노숙인과 결식아동은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